| 2003-05-24, 07:35 PM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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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택배로 도착한 신형 iPod를 대한 첫인상은 그간 간간이 들려오던 사용기 때문인지 낯설기 보다는 오히려 친근하게 받아들여졌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애정을 갖고 나름대로의 사용기를 써주신 덕분이었겠지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일단 작은 크기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내용입니다만 이제사 한 손에 완벽하게 감싸쥘 수 있을 만큼의 느낌을 갖게 해주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제가 조그휠에 익숙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 분리된 조작버튼들까지 감을 익히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 아마도 디자인면의 분석은 다른 분들께서 더 잘 해주실 것으로 믿고 부족하나마 음질 부분에서의 차이가 어떠한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번에 새로 나온 iPod의 MP3디코딩칩이라든가 그 전 버전의 칩셋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제품 상의 비교평가에 대해서 관심도 없거니와 구태여 그것들이 고급화 되었다고 해서 총합되어 뿜어져 나오는 음질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으리라는 기대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사람의 귀와 그간의 느낌들을 기초로 해야 옳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올리는 이 글이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기 보다는 얄팍한 개인적인 느낌을 부풀려 놓은 것일 수 도 있다는 노파심 때문에 두렵긴 합니다만 새 제품의 구입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거나 이른바 MP3 플레이어라는 데에 관심 두고 있는 분에게는 한 번쯤 귀동냥 삼아 들어도 무방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을 생각입니다. 제목에서 보시다시피 rev.XX라고 붙어 있으니 만큼 써놓고 나서도 '변덕' 혹은 '무지'에서 비롯된 오류가 부지기수로 나올 게 분명하기에 그때그때마다 수정하여 첨삭을 가하려고 합니다. 이 점 널리 이해해 주시기바랍니다. 제 스스로가 오디오파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극복할 수 없는 한계라는 점 이해 또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청음 환경] 조용한 실내와 아웃도어를 둘다 비교해봤으면 합니다만 문제는 제가 아웃도어의 경우 극히 위험스런 상태에서 듣는다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즉 경유를 연료로 하는 구닥다리 지프형 승용차 안에서 커널형 이어피스를 귀에 꽂고 듣는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신경 다른 데에 쓰면서 듣고 있기 때문에 제 아무리 차음성이 뛰어난 이어피스를 사용한다손 치더라도 이는 설익은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저러한 이유로 귀가 후 방안에서 보유하고 있는 여러가지 이어피스를 사용해 비교해보려는 것이 의도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역시 큰 차이점은 없는 환경일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다지 뚜렷한 오차는 없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일단 제가 청음하고 있는 곳은 자동차 소리도 들리지 않는 아주조용한 고층 아파트촌의 중간층 구석방입니다. [소스기기] 구형 iPod 5G 모델: 1년 간 사용 중이던 iPod가 수리의뢰 후 완전한 새 제품으로 돌려진 까닭에 신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펌웨어 버전은 1.3입니다. 신형 iPod 15G 모델: 아시다시피 오늘 개봉한 신품입니다. 펌웨어 버전은 2.0입니다. 사실 무슨 차이가 있을지는 저도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어피스] 이어버드형 번들 이어폰: 이번 감상기에는 제외시켰습니다. 이어폰의 특성 상 일정 기간의 번인(Burn In)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또한 iPod에 번들로 들어있는 이어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익히 전해지고 있는 터이기에 개봉 후 몇시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테스트 엔트리에 올릴 수는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이어폰이 포장도 뜯어지지 않고 그만 쓸 때까지 처박혀 있을지도 모른다는 압박감도 접어둘 수는 없습니다. B&O A8: 특히 애플포럼에서 논의가 자주 되고 있는 이어피스이기 때문에 의례적인 게 아니라 어느정도는 기기에 물려보고 '색깔'에 대해 언급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있습니다(아래 사진). ![]() Koss Porta Pro: 가난한 음악 애호가를 위한 명기라고 알려져 있을 만큼 저렴한데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성능에서는 동가격대의 헤드폰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는 제품입니다. 저음역대가 지나칠 정도로 강력해서 일명 저음괴물이라고도 불리곤 하는 데 이는 사실 왜곡된 표현력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고 저음에 묻힌 고음역대의 불만감과 어눌하고도 어정쩡한 밸런스 때문에 상위 모델을 구입한 이후에는 곧바로 찬밥신세를 지는 운명을 지닌 헤드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격에 그 정도의 성능 그리고 작게 접혀지는 휴대의 용이함 때문에라도 아직까지 불만 보다는 찬사를 받곤 합니다. iPod의 세련된 디자인과 매칭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스타일을 중시하는 분들에게는 배척받는 또다른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입문용 헤드폰으로 손색이 없기에 다뤄볼 생각입니다(아래 사진). ![]() Etymotic Research ER*6: 커널형 이어폰 중에서는 그나마 대중적인 가격대에 있는 제품입니다. 포터블CD플레이어나 MP3 및 MD플레이어에 상당히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감상기에서는 앰프 없이 직결하여 iPod에 사용해 보았습니다. 검정색 폼팁 대신 반투명의 더블팁을 사용했습니다. 이 경우 저음보다는 고음역이 강조되는 특성이 있습니다(아래 사진). ![]() Etymotic Research ER-4S: 커널형 이어피스이며 레퍼런스급 해상도를 재생해내는 최고수준의 제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피던스가 100옴이기 때문에 직결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포터블 기능이 강조된 iPod의 특성 상 역시 비슷한 크기의 헤드폰 앰프인 HeadRoom사의 Total Airhead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앰프 연결 시의 테스트는 두 가지 방법을 사용했는 데 별도로 서술하겠습니다. 특히 이번 테스트에서는 ER-4S에 백색 트리플팁 대신 흑색 폼팁을 사용하여 저음 부분을 보다 강조하도록 해봤습니다(아래 사진). ![]() Grado SR-325: 흔히 락과 메탈 음악에서 대안이 없다고 알려진 헤드폰입니다. 그런 만큼 중고음 대역에서 쭉쭉 뻗어나가는 맛이 일품입니다. 다소 날카로워서 듣기에 거북하다고 하는 분들이 있긴 합니다만 적어도 일렉트릭 기타 연주를 들을 때는 손이 가게 됩니다. 다만 착용감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1시간 이상 청취하기가 어렵더군요. 포터블 직결에서도 웬만한 음량 확보에 어려움이 없는 제품이고 특히 iPod에서도 제 성능을 보여주므로 선택해 봤습니다(아래 사진). ![]() Grado RS-1: 레퍼런스급 헤드폰 중에서도 특히 락음악에서 뛰어난 제품입니다. SR시리즈 보다 부드럽고 깊은 음의 재생 능력을 갖고 있고 특히 마호가니목의 챔버가 들려주는 맛이 일품이라서 즐겨 쓰는 헤드폰입니다. Grado 사 제품들이 그러하듯이 포터블 플레이어에서 음량 확보에 어려움이 없습니다(아래 사진). ![]() [헤드폰앰프] HeadRoom Total Airhead: 포터블용 헤드폰 앰프로 잘 알려진 제품입니다. 보급형인 Airhead에 비해 고급 칩셋을 사용해서 값도 두 배 가까이합니다만 소스기기의 한계 때문인지 iPod에서의 큰 차이점을 구별해 내기에는 어려움이많습니다. 또한 iPod의 특성 상 이동 중에도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 되므로 TA를 선택해 봤습니다(아래 사진). ![]() HeadRoom Cosmic Amplifier with Base Station One: 그동안 Cosmic 앰프를 포터블 앰프로 사용해 왔는 데 최근 들어서 전원부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게 해주는 Base Station One을 들여 놓은 까닭에 거치형 헤드폰앰프로서의 기능을 더할 수 있게 되었고 성능에서도 HeadRoom 사의 최고급 헤드폰 앰프인 The Max와 동일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 휴대와 거치형 양쪽의 활용에서 iPod와의 결과치를 살펴볼 생각입니다. 더욱이 신형 iPod의 라인 아웃 단자는 상징하는 바가 아주 큽니다. 들고 다니는 MP3플레이어에서 거치형 미니오디오 기기로의 변화라고 봐야할테지요? (아래 사진) ![]() ![]() 1. 음질의 차이는 과연 있을까? 구형 iPod와 신형의 차이에서 사용자들이 바라는 것은 과연 기능면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음질에서도 차이가 있느냐 하는 것일 겝니다. 물론 발매 직후부터 간간이 들려오는 뉴스에 따르면 장착된 MP3디코딩칩이 달라졌다는 것 때문에라도 음질은 분명코 달라졌을 것이고 그게 만족스럽지 않다면 최소한 음색이라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게 사실입니다. 결론부터 내리자면 음질은 퀄리티의 면에서 보다는 음량에서 15~20% 정도 향상이 있다는 것으로 보여지고 보다 뚜렷한 차이점은 음색에서 차이점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포터블 CD플레이어를 사용하는 분들이 느끼는 메이커별 특성 차이와도 유사합니다. 개인적인 느낌이라면 SONY의 CD Walkman EJ 시리즈를 듣다가 Panasonic의 CT 시리즈로 바꿔 듣는 것과 유사했습니다. 좀더 음의 부피가 늘어서 고음보다는 중음쪽에 힘이 들어가 있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전 구형 iPod의 음색이 조금은 날카롭되 한편으로는 건조한 느낌까지 주려고 애썼다고 보여졌다면 이는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이는 라인아웃 단자를 이용해 홈오디오와 연결할 경우를 고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한 마디로 상당히 안정적인 사운드 아웃풋을 추구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한편 또다른 변화는 많은 사용자들에게 지적되어 온 이퀄라이저의 변화입니다. 아마도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 하실 지도 모릅니다. "그게 바뀌어 봤자 얼마나 바뀌겠냐?"고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기 프리셋 이퀄라이저의 경우 보다 뚜렷한 음색 구별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언젠가 2세대 iPod의 번들 이어폰을 들으신 분들이 음색이 좋아졌다고 말한 적이 있다는 것을 자주 보아왔는 데 이번에도 비슷한 후일담이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어폰 보다는 이퀄라이징에서의 변화가 뚜렷하여 혼동을 일으키게 되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예상됩니다. 그만큼 신형 iPod의 음색 변화는 상당히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다만 음색의 질이나 표현력에서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할 뿐만 아니라, 특히 예를 들자면 베이스부스트나 락 등으로 세팅할 경우 음질을 떨어뜨리게 하는 등의 영향이 눈에 띕니다. 반면 R&B, Jazz는 만족스럽게 들려오고 심지어 Lounge의 세팅에서는 예전에는 기대할 수 없었던 가상 스테이징까지 어느정도 소화해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포터블CD 플레이어와 비교했을 때는 상당한 음질의 저하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MP3 플레이어의 한계이긴 하지만 최소한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자리에 들 때까지 오직 iPod만 듣는다고 가정할 때는 분명코 달라진 음색에 만족할 것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평입니다. 그럼 이어서 각종 이어피스와 앰프를 이용한 음색 차이라든지 신형 iPod의 음질 등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기술하도록 하겠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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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the Groove! jukie 님께서 2003-05-26 06:52 AM 에 수정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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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5, 02:03 AM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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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
신형 iPod 사려고 하는데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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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플리 in Jazzlant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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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5, 03:51 AM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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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kie님의 글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 올라올 글들도 미리 감사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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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5, 09:12 PM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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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iPod의 음질이 좋아졌나보군여...
가장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iPod과 A8의 조합 음질과 Airhead 추가 조합시 음질 차이가 어떨지 가장 궁금합니다. 물론 New iPod의 음질이 아무리 좋아졌다하더라도 Airhead를 대치할만한 것은 아닐꺼라 짐작하지만... iPod만으로 어느정도 음질 만회가 된다면 당장 지르겠습니다. Airhead를 떼어놓고 다니고 싶어서 말이조... 평소에 워낙 가지고 다니는 것들이 많아서리... 후속편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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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the smooth gro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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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5, 10:00 PM |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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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대단하십니다! 저는 막귀라...잘 모르겠지만 ^^;; 아이포드 음질에 대하여 이렇게 깊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 역시 각 이어폰들과의 (번들이어폰도 포함시키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 매칭이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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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을 잡을 수 없다면, 바다가 되어 기달려라. 日常茶飯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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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6, 02:19 AM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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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키님의 음악 하드웨어 평가 정말 잘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같이 무지한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구요^^
이번에도 뉴아이팟을 두고 고민중인데....^^;; 마침 때를 맞추어서 이런 글이 올라오니 정말 기분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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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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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6, 09:03 AM |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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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로운 iPod와 이어피스와의 궁합
2-1. BANG & OLUFSEN A8과 새로운 iPod
한 마디로 망령이 되살아 났다고 보는 게 좋겠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새로운 iPod의 음질 자체 보다는-적어도 애포의 경우만 해도-새로운 iPod에 얼마나 A8이라고 불리는 희안한 이어피스를 통해 스타일에서 부터 음질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어울릴지에 더큰 관심이 있었다고 해도 그다지 틀린 이야기는 아닐 듯 합니다. ![]() 한두 달 전엔가 A8의 신 버전이 나왔을 때도 그것의 음질이 똑같은 것이냐 더 나아진 것이냐를 두고 온갖 관련 포럼이 북새통을 이룬 것만 봐도 이 골치덩이 이어피스는 생김새는 물론이거니와 설명하기에도 무척 난감한 음색과 음질만으로도 논쟁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기에 사용자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주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손이 험한 사람들을 배려해 Y케이블의 이음새를 좀더 단단하게 리모델링한 것에 불과하고 또한 인쇄된 라벨이 좀더 짙은 듯 해 보이는 것 뿐인 데도 속살까지 몽땅 바뀌었다고 이른바 A8 Freak들은 환호성을 울리기 까지 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러한 신형 A8과 iPod와의 음질 비교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워낙 튼튼하다 못해 남들 처럼 한 번 망가져서 새로 바꿔봤으면 좋겠다고 고사를 지냈어도 1년 가까이 건재한 이어피스가 밉기까지 합니다만, 어찌되었든 개인적인 믿음은 A8이 페이스 리프트 수준으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고 억지로라도 믿고 싶습니다. 그러하니 이번 감상기는 그저 '구형' A8과 새로운 iPod의 어울림이 어떠한지를 알아보는 데에 그칠 게 분명합니다. 이 점 널리 양해 있으시기 바랍니다. 제가 오리지널 버전의 iPod를 구입할 때 처음 끼워본 이어피스는 당연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어버드형 번들 이어폰이었습니다. 나름대로는 '막귀'이기를 거부하는 탓에-하지만 내심 막귀의 대표적인 모델이 저일 게 분명하다고 믿으면서 이를 숨겨오고 있습니다- 청음 시간 1주일을 넘기지 않고 대체한 것이 다름아닌 A8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제 처지란 iPod의 오리지낼러티를 거의 모르되 A8을 통한 음색이 iPod의 전부인 것처럼 여기는 반쪽 iPod사용자라고 자처하길 애써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구차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새로운 iPod와 A8의 조합은 1,2세대 iPod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다지 후회를 안겨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조금은 파워풀한 사운드를 좇는 분들에게 언제나 불만 사항이었던 음량 부분에서도 최소 10%에서 최대 15% 정도 볼륨의 확보가 이뤄졌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좀더 여유있는 느낌을 줄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라면 파일의 형식에 따라 의외의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긴 하겠습니다만 192k의 MP3, 동일한 비트레이트의 AAC 그리고 무압축 AIFF를 함께 저장해 들어볼 때 적어도 A8이 표현하는 음색은 차이가 드러나곤 했습니다. 구형 iPod가 MP3의 경우 좁고 건조한 느낌을 주곤 했다는 것에 비해 AAC는 중음역대가 확장되면서 축축한 느낌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A8이 지닌 바삭바삭한 음색을 좀더 순화 시켜주면서 한편으로는 중화된 순음을 향해 나아가게 해주는 방법으로 가치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AIFF에서의 표현력은 고음역대가 상당히 누그러지고 저음과 중음대가 강조되는 느낌이 살아납니다. 이러한 현상은 Total Airhead와 같은 헤드폰 앰프를 연결했을 때 더해지곤 했습니다. 좀더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 가서 하겠습니다. 어찌되었든 A8과 새로운 iPod는 직결했을 때도 음량 확보에서도 넉넉하고 모르긴 해도 '헤드폰 앰프가 필요없다'는 식으로 단언하는 사용자도 나오게 할 만큼 달라진 면모가 보여지고 있습니다. 앞서 서두에도 밝혔듯이 A8이 희안한 이어피스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이와 같은 느낌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사용해본 분이라면 어느정도 수긍이 가시겠지만 A8은 그것 자체가 지닌 스펙과는 상당히 다른 결과치를 숫자가 아닌 귀를 통해 들려주는 재미있는 제품입니다. 한 마디로 재미있는 소리를 들려주는 이어피스라는 것입니다. '재미'란 것이 지닌 의미처럼 맛있는 소리만 유난히 강조해서 마치 음식의 재료나 조리법은 엉망임에도 혀 끝에서 느껴지는 맛이 대담하기 이를 데 없는 패스트푸드의 느낌이라고 해도 좋을 듯 합니다. 비유하자면 또 있습니다. 러시아워의 트래픽 끝에서 프리웨이로 접어들고 있는 New Beetle을 바라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런 엉뚱하게 생긴 자동차가 과연 질주라는 것의 의미를 알까하고 무시하는 눈길을 보내는 순간 둔하기만 해 보이는 딱정벌레는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이때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되지요. 방금 전에 본 둥그스름한 자동차가 New Beetle이 아닌 Porsche911이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A8과 iPod가 바로 이와 같은 비유의 좋은 예일 것입니다. 모양새에서 워낙 튀는데다가 이름마저도 A(=액세서리)8이고 보니 무시 당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결국 기본기는 분명히 갖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얘기겠지요. 최고급은 결코 아니지만 동네 축구에서는 가끔 멋드러진 중거리슛도 성공시키는 그런 아저씨 말입니다. 더욱이 MP3 플레이어의 한계를 고스란히 지닌 iPod이 만났으니 그나마 SONY 계열의 포터블 CD플레이어와의 궁합으로 쌓아 놓은 명성에 먹칠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을 게 당연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오리지널 버전 iPod와 A8은 상생의 원리를 지켜가듯 각기 기기가 가진 약점을 보완해는 역할을 해준 것은 물론 '폼생폼사'의 원칙이라고 하는 스타일리쉬한 면까지 더해져 회자된 게 분명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만 iPod 저음의 빈약함이 역시 마찬가지로 경질음으로 대표되는 A8과 만났을 때는 부딪히기 보다 또다른 음색을 만들어 내는 듯 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아주 괜찮은 하이파이' 운운하게 만드는 중독의 경지에 이르게 한 것입니다. 다시 새로운 iPod와 A8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우선 이어피스 직결의 경우에는 사실 큰 변화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볼륨 확보에서 조금 나아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올 게 분명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서 이제 에이징 혹은 번인이라고는 필요없게 된 A8이 중음 대역이 강조된 새로운 iPod와 만나게 되면 제 아무리 고음이 튀어보이는 이어피스와 만나도 어딘가 모를 허전함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론 상으로는 잘 어울려야 마땅한 데 이게 아니라는 겁니다. 두 기기의 조합은 이처럼 부조화를 통해서 의외의 해답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참으로 이상하다는 말을 저 스스로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일 겝니다. 개인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직결의 경우 구형 iPod와 A8이 더 나은 조합이라고 보여집니다만 이 경우는 유독 MP3 파일이 그렇다는 것이고 AAC의 경우는 고음역대가 거세 당한 것처럼 아주 낯설은 음색으로 괴롭게 할 게 분명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iPod에서도 일부 퓨전 재즈와 같은 중고음역을 강조하고 비트가 강한 곡을 들을 때 나타나곤 했습니다. 아마도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크게 날 것이기 때문에 지극히 저만의 의견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iPod와 A8의 조합은 상당 부분 이러한 불만을 누그러 뜨릴 수 있을 만큼 원만하게 AAC 포맷을 소화해 내고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한편으로는 이것이 애플의 정책에 따른 포석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까지 합니다. 반면 새로운 iPod와 A8 그리고 헤드폰 앰프의 조합에서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제가 Airhead 대신 Total Airhead로 청음했기 때문에 TA를 통해 얻은 느낌이 전부입니다만 결과는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플어 나가겠습니다. 우선 소스는 Jeff Beck의 Blow By Blow와 Larry Carlton의 Collections 앨범을 통해서 들어 봤는 데 그간 A8에서는 들어볼래야 들어 볼 수 없는 후두부 압박이 느껴짐에 놀라웠습니다. 즉 머리 뒷부분에서 중저음이 감지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사실 A8, 심지어 iPod에서 머리 뒷부분을 가격하는 듯 한 저음이 들렸다고 하면 믿기지 않으실 분이 대부분일 겁니다. 그만큼 이와 같은 음색이나 파워풀한 응답성이 발휘되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때 소스 파일을 비압축 AIFF로 할 때 더욱 이런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아 구형 iPod가 평탄한 곡선의 재생음역을 추구했다면 새로운 iPod에 와서는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상당수 반영한 결과물을 내놓았다고 평가해도 무방하리라 보여집니다. 새로운 iPod과 A8 그리고 Total Airhead의 조합이 만들어 내는 음질이나 음색은 구버전에 비해 보다 굵고, 보다 깊으며, 보다 축축하지만 그간 트레이드 마크처럼 따라다니던 쿨한 느낌의 가벼움과 반짝이는 듯한, 즉 정수리 근처에서 맴돌던 고음역의 장난스러움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성숙하고 또한 정숙해 보이는 무게로써 승부를 걸어 오는 듯 합니다. 스테이징에 관해서도 언급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매트릭스에서는 좀더 낮은 각도를 유지하되 울려 퍼지는 듯한 공간감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특이한 점은 좌우로 퍼지는 공간감 대신 뒷목 부분에 해당하는 후방 공간감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A8이 가끔 구사하던 '선의의 거짓말'과도 같은 스테이징일 것이라 추측했습니다만 무앰프 직결에서도 유사한 감이 느껴져 오는 것으로 보아 이는 구형 iPod와 A8의 조합에서 볼 수 없었던 큰 변화가 아닌가 추측됩니다.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A8이 TA의 볼륨을 거의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진동판의 힘을 새로운 iPod와의 조합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볼륨을 올려도 찢어지는 듯한 소리는 찾기 어려웠고 오히려 한 번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보다 강한 저음과 중음역대의 파워풀한 음감을 뿜어대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현재 iPod 50%: TA 80%의 볼륨 이상으로 올릴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음압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올리기가 두려울 정도입니다.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정리를 해보자면 새로운 iPod와 B&O A8의 조합은 AAC 포맷과 AIFF 포맷을 사용할 경우 그간 들어볼 수 없었던 중고음역대의 보다 풍부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전통적인 음색이었던 맑고 차가운 고음역대의 상쾌함을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더욱이 MP3 포맷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반면 헤드폰 앰프를 추가한 조합의 경우 사람으로 치면 목줄기 부터 엉덩이 부분에 이르는 대역이 아주 두텁고도 힘이 실려져 파워풀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최대의 변화입니다. 사족을 하나 달자면, A8은 여전히 새로운 iPod에게 있어서도 지극히 매력적인 이어피스입니다. 더더욱 시간이 흘렀음에도 스타일과 사운드 양쪽을 채워주느냐 못채우냐를 두고 논쟁의 여지는 여전히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희안한 이어피스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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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the Groove! jukie 님께서 2003-05-26 10:08 PM 에 수정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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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6, 09:41 AM |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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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ee TA 도 사야되요? 우잉 그러게 애포에는 오면 안된다니까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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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6, 06:36 PM |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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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kie님 글 잘 보고 있씁니다.
빨리 ER-6 편도 올려주세요~~ 지금 ER-6을 어느 iPod의 친구로 삼아줄지 고민중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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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6, 07:37 PM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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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앗... 당최 직업이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사용기 책으로 만드셔도 되겠습니다...너무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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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6, 09:40 PM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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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벌써 2편이 올라왔네요..
어제 jukie님께 AirHead를 구입하고 Sony E-01에 연결해서 얼마전 구입한 A8과 함께 들어봤었습니다. 상당히 힘차고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후후 다시 한 번 좋은 거래 감사드립니다. ㅋㅋ 참으로 세밀하고 자세한 리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리뷰를 읽고 있으니 정말이지 iPod에 대한 갈망만 더욱 커지는군요... 15G정도로 언제쯤 살까고민중인데... 쭈압~ 리뷰를 좀 더 읽어보고 결정하겠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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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27, 04:23 AM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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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Koss Porta Pro와 새로운 iPod
'입문(入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어떠한 경지나 상황 혹은 환경 속에 처음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국어사전을 통해 살펴보면 더 그럴싸한 뜻글들이 타래처럼 실려있겠지만 그게 이 자리에서 중요한 내용은 아닐 듯 싶군요. 그렇다면 이어피스의 이야기로 돌아와 볼 때 이것 역시 뭔가 색다른 분야라면 '입문'이라는 용어가 따라올 게 분명하고 이를 두고 대개 '입문용 기기'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헤드폰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던 기기 중에 인켈에서 나온 YH시리즈가 있습니다. 2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소리는 정말 들어줄만 했다는 게 후일담처럼 들려오는 기기입니다. 결국 입문용 기기란 최우선적으로 값이 저렴해야만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되는 모양입니다. 물론 싼게 비지떡이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입문용 기기의 경우는 성능이나 품질에서도 본격 전문기기의 흉내 정도는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또한 따라옵니다. 물론 사용자 스스로가 어느정도 경지에 올랐을 때는 즉각적인 외면을 받게 되는 게 운명이긴 합니다. 서글픈 운명입니다. 이번에 살펴볼 헤드폰인 Koss사의 Porta Pro가 인켈의 헤드폰 처럼 입문용이냐 아니냐를 따지기에 앞서서 실제 이 헤드폰이 우리나라에서 겪고 있는 운명은 색다르기 그지 없습니다. 2년 전만 해도 Porta Pro를 걸치고 다니면 헤드폰을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부럽다느니 돈값하는 명품을 갖고 있어서 좋겠다는 식의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 사실 그 당시만 해도 Porta Pro는 아주 비싼 축에 끼는 헤드폰이었습니다. 생김새는 인터넷 전용선 서비스 가입하면 거저 주는 헤드셋보다도 못한 모양새임에도 가격은 10만원을 훌쩍 뛰어 넘었고 물건 구하기도 쉽지 않아서 마니아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던 것이지요. 대개 이런 신기루 현상이 돌기 시작하면 거품도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힙합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착용감도 그런대로 쓸만하고 야구캡 위에 걸치기도 괜찮다고 소문이 나서 단종 리스트에 올라 사라질 뻔 했던 위기에서 보란듯이 벗어나 부지불식 간에 장수품목의 명예를 키워가는 행운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소황제' 헤드폰이 우리나라에서 입문용 기기 수준으로 강등된 이유는 아주 의외의 사건 때문입니다. 조금은 덩치가 큰 국산 MP3플레이어에 번들로 끼워지면서 그 물량이 대거 시장에 쏟아지면서 부터였습니다. 덕분에 국내에서 Porta Pro를 사용하는 대다수 사용자들은 상품포장이 박스 형태가 아닌 비닐봉투에 담긴 것으로 첫 만남을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10만 원 넘게 거래되던 헤드폰이 급작스레 입문용 기기로 전락하게 된 것은 성능이나 디자인이 뒤떨어져서기 아니라 유통에 따른 가격의 폭락이 빚어낸 기현상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보게 됩니다. 이야기가 조금 벗어나긴 했습니다만 값 비싸던 Porta Pro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가서게 되면서 독특한 음색을 찾는 사용자들에게는 손이 자주 가게 만드는 아이템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이러한 Porta Pro의 수요 급등에도 불구하고 실상 우리들이 궁금해 하는 iPod와의 인연은 그다지 깊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디자인이 그러하니까 소리 역시 깔끔하고 예뻐야 하는 게 필수조건이라고 여길지도 모를 iPod 사용자들에게 이 제품과의 궁합은 어딘가 불협화음처럼 보여질 수도 있었으니까요. 다만 Porta Pro의 매력이란 취급과 휴대의 용이함에 80% 이상 기울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만큼 이 헤드폰은 이름이 지닌 포터(블)한 기능에서는 충실한 셈입니다. ![]() 사진에서 보여지듯 어른 주먹 크기의 절반 크기로 접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머리에 닿는 부분의 압박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노브가 달려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그럼에도 iPod 사용자들은 이 헤드폰의 유닛과 밴드 재질이 지극히 촌스러울 뿐만 아니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쁜 iPod의 우유빛 컬러의 자존심을 구겨놓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할 수도 있었겠지요. 어쨌든 Porta Pro와 iPod가 과연 어울리는 조합일지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 보여지긴 합니다. 다만 이렇게 조합하여 듣는 사용자가 과연 몇이나 될지가 의문이긴 합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는 것으로 Porta Pro를 꼽았다는 전제 하에 iPod와의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일단 이 두 제품의 어울림은 구형 iPod, 그것도 1세대의 경우 상당히 좋았습니다. 즉 매칭이 훌륭하다는 식의 평가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우선 iPod의 음색에서 중저음 부분이 제 아무리 프리셋 이퀄라이저를 사용한다손 치더라도 원하는 만큼의 느낌을 줄 수 없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에 지나칠 정도로' 저음을 강조하고 심지어는 유닛의 크기를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펀칭까지 구사하는 것이 다름아닌 Porta Pro이니 만큼 서로 상쇄해주는 효과가 없지 않았습니다. 소스 기기에서 고음을 살려주고 이어피스에서 저음을 키워주는 그런 관계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더욱이 재미있는 것은 이어피스의 임피던스 치수가 꽤 높은 데도 불구하고 직결했을 때도 웬만한 볼륨 확보가 가능하고 노이즈라든가 기타 세세한 트러블도 없다는 점을 높이 사주고 싶습니다. 만약 A8과 비교해본다면 볼륨 확보에서 15% 정도 앞서고 스테이징감 30% 이상,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제품이 이어폰이 아닌 오픈에어 '헤드폰'이기에 쭉쭉 뻗어나가는 파워를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어폰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Bass Boost를 켜지 않고 음장 없이 혹은 Rock 정도에 맞춰서 들었을 경우 초반 착용할 때의 촌스러움에 바끄러워 할 몇 초 정도를 제외하고는 정작 청음이 시작된 이후에는 본격 풀사이즈 헤드폰과 맞먹는 능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머리에 착용하고 있는 것이 쥐방울만한 포터블 헤드폰이라는 것을 잊게 될 정도라면 믿으시겠습니까? 개인적으로 털어놓는 이야기입니다만 남들 앞에서는 A8을 착용하다가도 혼자서 헤드뱅이라도 하고 싶으면 늘 숨겨서 들고 다니던 Porta Pro를 꺼내들었던 게 기억납니다. 이제 새로운 iPod와의 궁합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늘 그래왔던 것이지만 이 둘과의 조합에서는 얻고 잃게 되는 것이 아주 분명합니다. 예를 들자면 일렉트릭 기타 연주에서 어쿠스틱 하모닉스의 음은 포기해되 해머링에서는 가히 온몸이 마비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드러밍의 스네어의 찰랑임은 포기해야 하지만 탐탐과 더블베이스는 듣는 사람의 머리통을 휘저어 놓고도 남습니다. 아름다운 여성의 보컬은 영원히 잊어야 합니다만 짐 모리슨의 긁어대는 듯한 절규에서는 공포심마저 느끼게 될 것입니다. 조금 선정적일 정도로 극한 비유를 했다면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그저 느낌이 그렇게 다가온다는 것이지요. 결국 Porta Pro를 iPod와 조합하는 사람이 즐겨 듣는 음악의 장르는 애초에 이미 정해져 있다고 봐도 그리 틀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좀더 심하게 평하자면 클래식, 그것도 소편성의 현악합주를 듣는다면 청음 시간 대신 의자를 편하게 뒤로 젖히고 한숨 자두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iPod과 직결했을 때는 볼륨의 80% 정도만 올리더라도 충분히 드라이브될 뿐만 아니라 구형 버전에서 쉽사리 울리지 못했던 중고음 대역을 나름대로 소화해 주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고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많이 붙어있었던 중저음역대의 살집을 다이어트해내는 데에 성공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마치 Grado SR-80을 통해 청음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상당히 유사하게 들려집니다. 한편으로는 중급 헤드폰의 성능을 유사하게 구현해내는 제품을 저렴한 이어폰 가격으로 구입해서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름아닌 iPod를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것은 대단한 메리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찰랑찰랑하게 들려오는 고음역의 재생력에서는 비교열세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중음역대의 분에 넘치는 구현력을 실로 대단하다고 밖에는 달리 표현하기가 불가능합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구성이라면 단연 헤드폰 앰프와의 조합입니다. 특히 Porta Pro는 이어폰이 아닌 헤드폰 답게 진동판이 에이징에 의해 풀린 다음부터 폭발적인 음량을 구사하려는 상황에서도 이어폰이 갖는 연약함이나 자칫 비명소리를 연상케 하는 파열음을 감지할 수 없습니다. 헤드폰 앰프와 연결할 경우 고막 파열의 위험수위에 도달하더라도 의연한 자세로 서비스를 계속한다는 게 대견하기까지 합니다. 이와 같은 앰프 의존도는 사실 고급 헤드폰 앰프를 편식하는 입맛이 아니라 마치 잡식동물처럼 그 어떠한 앰프를 물리더라도 끝간 데 없이 큰 음량을 쏟아냅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클래식 음악과 같은 섬세한 맛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진정코 때려 부수고 싶을 만큼 강렬한 하드코어 음악을 원한다면 값싼 씨모이 앰프라도 물려보기를 권해드립니다. 당연히 새로운 iPod 역시 이러한 요구에 완벽하게 응답해내곤 하는 데, TA와의 조합에서 느껴지는 점이라면 헤비급 권투선수의 펀치력이 그 자그마한 소스기기와 헤드폰 앰프를 통해 유감없이 터져나왔다는 것입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새로운 iPod와 Porta Pro의 조합은 중저음 대역과 왜곡된 저음일지라도 가슴이 터질 정도로 강력함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꿈의 매칭이라고 보여집니다. 더욱이 새로운 iPod가 지닌 중저역대 음질 개선으로 이퀄라이저 세팅 없이도 저렴한 헤드폰 앰프를 연결할 경우에는 대단한 파워감가지도 느끼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사족을 달자면 4만원 대의 투자로 이번에 새로 나온 iPod를 전용 헤비메탈 플레이어로 만들 수 있는 또다른 방법론이 아닐까 조심스레 의견을 내보이는 바입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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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the Groove! jukie 님께서 2003-05-27 06:04 AM 에 수정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