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 셔플이라는 소비재 가전제품을 광고하는데
'인생', '제비뽑기', '예측불허' 등의 단어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팟 셔플...
mp3플레이어, 껌 한통 크기만한 귀엽고 앙증맞은 디자인...
말씀하신 것처럼 액정이 없어 선곡이 불편하나 그 만큼 가격이 저렴하고
배터리가 오래간다 등등의 제품이 갖는 본질을 생각해 볼 때
'life'를 '인생'이나 '삶' 등으로 번역하기에는 이 말들이 갖는 무게감이
우리나라의 경우 너무나 무겁고 전혀 다른 이미지를 연상시키죠.
'인생', '삶'이란 단어 자체가 워낙 무거운 말이라 뒤 따라 오는 말이
어떤 말이 오던 어색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제비뽑기'는 '인생'이란 말에 비해 너무 가볍고 시장바닥 냄새가 나고
'무작위', '예측불허' 등도 '인생'이란 말에 갖다붇히면 제품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전혀 다른 의미를 풍기게되죠. (제비뽑기, 무작위 하면 왠지
불량품을 고를 것 같은 생각, 예측불허 하면... 오동작을 비롯해
온갖 안 좋은 일들이 줄줄이 터질 것 같은 느낌)
'인생', '삶'이란 말은 중장년층 남성들을 타겟으로 한 고급 기호품(만년필,
향수, 자동차)카피에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원문을 훼손하는 한이 있더라도 좀 더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할 듯 하네요.
'random'하면 일단 저는 '우연'이란 말이 제일 먼저 떠 오릅니다.
(우연 하니까 june의 티저광고가 생각이 나는군요...

)
--> 아이팟이란 작고 예쁜 기계에 선곡을 맡기고 그저 즐기기만 하자--
--> 우연히 즐기는 사과향...
--> 사과가 전하는 우연한 생활...
--> 이도 저도 아니라면 번역을 포기하고 --> '랜덤하게 즐기는 iPod 스타일'
역시... 어렵군요. ㅎㅎ...
여하튼 좀 가볍게 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