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일이 안되는 날도 있군요. 카페인 과다 복용으로 온몸은 부들부들 떨리고 고장난 사무실 에어콘 때문에 윗도리도 벗어던졌군요. 그러다 보니 애포 식구들과 좀 놀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번역업계에 몸담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번역에 관심이 있습니다. 애플은 서울의 비욘드던가? 하는 회사에서 번역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그 품질이 과히 좋치는 않습니다. 특히 우리의 숙적 마이크로소프트와 비교하면 처절하기 까지 하지요.
근데 이 번역이 컴퓨터 쪽으로 오면서 크게 세가지 필드로 나뉩니다. 보통 책을 번역하는 것과 같은 문서 번역이 있고, 소프트웨어 한글화가 있고, 온라인 문서(xml/sgml/html, online help, web application)이 있지요. 요즘에 대두되고 있는게 adaptation이라고 해서 translation->localization->globalization->adaptation의 순서로 발전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지요. 그 의미는 단순한 번역과 그 이후의 현지화를 뛰어넘어 현지인과 더욱 밀착되는 번역을 통칭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주로 광고 홍보물, 슬로건, 미디어 번역과 관련이 많습니다. 로컬 마켓에 따른 마켓팅 전략의 현지화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이지요.
사설은 이쯤으로 그만두고, 요즘 애플이 밀고 있는 슬로건이 하나 있죠. "Life is random"
영어가 제 모국어는 아니지만 참 잘 지어졌다는 느낌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분들도 이미 지적하셨지만 약점이 될 수 있는 기능상의 제약을 쿨한 요소로 슬그머니 바꿔치기 해 버리니깐요. 그런데 누구 말마따라 "번역은 반역"이 되는 것일까요? "인생은 제비뽑기"라는 번역은 영 마음에 네키지가 않습니다. 제가 백퍼센트 확신하지만 이 세단어를 번역하기 위해 애플 코리아가 특별히 마켓팅 비용을 지불했을리가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생은 제비뽑기"에는 쿨한 요소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문맥상 올바른 번역이긴 하지만 최고의 번역은 결코 아니죠.
그래서 제가 몇가지 번역을 만들어 봤습니다. 물론 제 번역이 최고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 번역이 얼마나 어려운지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작은 놀이터라고나 할까요.
